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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 질환 환자 10만 명 눈앞… '장 질환 시대’ 걸맞은 제도 개선해야

작성일
2022-05-03 16:44
조회
370

 

"염증성 장 질환 환자 10만 명 눈앞… '장 질환 시대’ 걸맞은 제도 개선해야"

 

[인터뷰명승재 대한장연구학회 회장(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

 

“우리 식습관이 서구적으로 바뀌면서 ‘선진국형 질환’인 염증성 장 질환 등 소화기 질환이 급증하고

있지만 아직 이 질환에 대한 국민 인식이 낮아 조기 진단과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습니다.

 

” 염증성 장 질환 등 소화기 질환 연구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는 대한장연구학회 명승재 회장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은 한국일보와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대한장연구학회는 2002년 국내에선 생소했던 염증성 장 질환 등 소화기 질환 연구에 천착하기 위해 설립돼 올해로

창립 20주년을 맞았다. 학회는 창립 20주년을 기념해 5월 12~14일 부산 벡스코에서 국제학술대회인

‘IMKASID’ 행사를 연다.

 

명 회장은 소화기 질환이 급속도로 증가하지만 국민들이 이를 잘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20년 전 대한장연구학회가 창립될 때 초대 회장이 앞으로 장 질환이 만연하는

시대가 올 것으로 예언했지요. 소득 수준이 향상되면서 서구식 식습관이 생활화화면서 장 질환이

급증해 이제는 감히 ‘장 질환 시대’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장 질환 가운데 궤양성 대장염ㆍ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 대장암 환자가 크게 늘고 있습니다. 이젠 대장 질환이 소화기 질환의 대세가 됐습니다.

 

 

” 명 회장은 특히 궤양성 대장염과 크론병 등 염증성 장 질환은 장관 내 비정상적인 만성 염증이

호전ㆍ재발을 반복해 치료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 “염증성 장 질환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2020년 7만3,959명이었는데 2025년엔 10만 명이 넘을 것으로 예상될 말큼 크게 늘고 있습니다.

특히 최근 10년 간 염증성 장 질환 가운데 궤양성 대장염은 1.7배, 크론병은 2배 증가했지요.

 

특히 이들 질환을 앓는 환자는 사회생활이 가장 왕성한 20~30대가 많기에 조기 진단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학업과 사회생활을 영위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을 앓고 있는 한 여성 대학생은

지하철역에서 급하게 변의를 느껴 화장실로 달려가다가 미처 이를 참지 못해 지하철 역사에서

실례를 한 일도 있습니다. 이처럼 염증성 장 질환 환자들은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염증성 장 질환 인식을 높이는 것을 우리 학회의 목표로 삼고 있기도 합니다.

 

” 명 회장은 염증성장 질환은 여전히 완치가 어려운 질환이기에 조기 진단과 함께 집중적인 치료로 합병증 예방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최근 다양한 생물학적 제제 및 소분자 치료제 등 새로운 약이 활발하게

개발돼 임상에 쓰이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신약은 약값이 너무 비싸 보편적인 치료에 실패할

때에만 건강보험이 적용되기에 염증성 장 질환 진단 시 조기 투약이 제한되는 등 안타까운 점이

있지요. 학회에서 이를 개선하기 위해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데 긍정적인

결과가 나오길 기대합니다.” 대한장연구학회 활동 상황에 대해 명 회장은 이렇게 설명했다.

“장 질환 인식을 높이기 위해 대국민 캠페인과 홍보 및 교육 활동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2011년부터 염증성 장 질환 환자를 위한 행복한 장(腸), 해피 바울(Happy Bowel·행복한 장)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지요. 코로나19 대유행으로 지난 3년간 오프라인 활동에 제약이 있었지만 유투버 등

온라인을 통해 홍보와 교육자료 개발에 힘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특히 지난해에는 코로나19 감염이

염증성 장 질환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ㆍ발표하면서 코로나로 염증성 장 질환 같은 만성질환자 고충이

아주 크다는 점을 확인했습니다.

 

특히 대한장연구학회 공식 학술지인 ‘Intestinal research’는

아시아염증성장질환학술대회(AOCC)의 공식 학술지로 지난해 영향력 지수(impact factor)가 4.7일 정도로

높아 올해에는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 확장판(SCIE·Science Citation Index Expanded)'에 등재가 예상될

정도로 성장했습니다. 또한 대한장연구학회는 AOCC 학술대회 창설부터 주도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유럽염증성장질환학회(ECCO) 등 서구 학회ㆍ학자들과도 학술ㆍ인적 교류를 활발하게 진행하면서

국제적 위상을 높이고 있지요.”

한국일보 2022.05.03. 권대익 의학전문기자